"억 단위로 뛰어요" 곳곳 '전세 신고가'..4년래 수급 최악에 규제예고

2020. 6. 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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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소화된 강남권 1~2억원 전셋값 올라
-서울 강북 전세수급지표 170 넘어, 44개월만에 가장 불안
-곳곳에서 가장 비싼 값 전세계약 맺는 전세신고가 기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 2018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이 아파트에 2년 전 입주 시점에 전세 계약을 한 이가 재계약을 하려면 3억원을 더 올려줘야 한다. 입주 당시 84.9㎡(이하 전용면적)의 전세가는 11억원이었는데, 이달 6일에는 1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을 고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전세시장도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특히 절세용 급매물이 소화되며 다시 억 단위로 값이 뛴 강남 지역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까지 억 단위로 오르고 있다.

고속터미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동네 신축은 다시 1억~2억원가량 전세가 오르면서 월세로도 60만~70만원이 올랐다”면서 “그마저도 매물이 없어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전경. [헤럴드경제DB]
44개월 만에 ‘전세 부족’ 최고치

전세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특정 지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의 6월 둘째 주 주간 주택 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166으로 집계됐다. 통상 100을 넘기면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지난달 통계는 160이었다. KB국민은행 시세는 회원 공인중개업소 40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전세 부족’이 더 심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월간 단위로도 166의 숫자가 나오면, 이는 2016년 11월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전세시장 수급이 불안정한 셈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주간 단위 전세 수급 지표가 170을 넘기는 곳도 많았다. 특히 서울 중 강북 14개구는 174.4로 집계됐고 대구(179.6), 대전(177.7), 울산(177.8), 경기(170.1) 등 여러 지역에서 ‘전세가 부족하다’고 답한 공인중개업소가 많았다. 이달 지표가 전월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수급이 불안하면 값이 올라가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정부가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요약되는 임대차 3법을 추진하면서, 앞서 전셋값을 올려받으려는 신호도 곳곳에서 나타난다.

곳곳에서 ‘전세 신고가’, 실수요자 운다

통상 전세 수요는 거주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전세시장 안정은 서민경제에 중요한 바로미터다. 그러나 수급이 불안하면 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 곳곳에서 ‘전세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세보증금 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한양수자인 84.9㎡는 지난달 4억5000만원으로 값이 뛰었다. 통상 전세 계약이 2년 단위임을 감안하면 2018년 4월(3억6000만원)보다는 갑자기 1억원을 더 얹어야 하는 셈이다.

구로구 신도림동 동아3차아파트 84.9㎡는 지난 10일 6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이 역시 전세 신고가다. 연초 5억원을 넘나들던 전셋값이 갑자기 1억5000만원이나 뛰었다.

마포구 공덕자이아파트 114.9㎡는 3월 9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5월에는 10억원으로 1억원이나 전세 가격이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집주인 입장에선 2년+2년으로 4년간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리면 되기 때문에 아주 큰 손해는 아니다”면서 “다만 세입자들은 4년 동안 안정적인 주거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을 이기는 규제’는 나오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 소형 아파트들을 대상으로는 늘어난 보유세 부담분을 감당하려는 10만원 이하 월세도 늘고 있다.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2단지에 지난달 전월세 계약건은 모두 3건이었는데 모두 10만원 이하 월세건이었다. 36.9㎡는 보증금 4790만원에 월세 6만원, 41.9㎡는 보증금 5426만원에 월세 7만원, 59.9㎡는 보증금 7736만원에 월세 10만원에 각각 계약서를 썼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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