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없는 세대..' 3억 모으기 전 서울 아파트 불가능

김동우 기자 2020. 6. 1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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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을 모을 때까지 서울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시내 500세대 이상 아파트 중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노원구 구로구 등을 제외하면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6·17 대책으로써 3억원 현금을 지니지 않고는 서울 시내 아파트를 구매할 방법은 사실상 원천 차단됐다.

예로 30대 청년이 서울 시내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를 살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우려해 실거주하지 않을 곳에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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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을 모을 때까지 서울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시내 500세대 이상 아파트 중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노원구 구로구 등을 제외하면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그나마 6억원에 LTV(주택 담보인정비율) 40%를 적용하면 받을 수 있는 대출은 2억4000만원에 불과하기에 최소 3억6000만원은 있어야 한다. 청년 세대가 현금 5000만~1억원으로 집을 사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소위 ‘갭 투자’였다면 17일 이 방법마저 원천 차단됐다.

그동안 갭투자 시장에 청년 세대가 유입됐다. 이를 투기성이라고 단정 짓기는 곤란하다. 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안전장치로 집을 구하고자 하는 수요가 존재했다. ‘갭투자’로 아직 투기 수요가 몰리지 않은 경기도권 아파트를 구매한 뒤 전세를 놓고 다시금 전세 대출을 받아 도심 직장 근처 집을 구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최근 3년간 서울 경기 부동산값이 급등하며 불안감이 키워낸 기현상이기도 하다.

이를 갭투자, 투기 수요로 치부하기에는 처한 현실이 만만찮다. 3억원을 지니지 않은 이가 내 아파트 마련의 꿈을 아예 포기하라고 하기에는 가혹한 면이 있다. 직장인 평균 연봉으로는 3억원을 단기간에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6·17 대책으로써 3억원 현금을 지니지 않고는 서울 시내 아파트를 구매할 방법은 사실상 원천 차단됐다. 이는 1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그렇다. 이전에는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정됐지만 이번 정책은 이를 수도권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로 확대했다.

예로 30대 청년이 서울 시내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를 살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우려해 실거주하지 않을 곳에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 경우 전세대출금이 즉시 회수된다. 즉 아파트를 매매할 때 실거주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만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직장을 다니는 청년 또는 맞벌이 신혼부부에게 청약 가점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무주택 기간이 길어야 하고 부양가족 수가 많거나 소득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맞벌이를 포기해야 한다. 3억원은 모아야 ‘건전한 매수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2018년 2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언론인 선거운동 금지 위헌'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선웅 기자

이전까지 1억원 미만에 집을 구할 우회 경로가 열려 있었다면 지금은 그마저도 사라진 셈이다. 20~30대가 현금 3억원을 모으기란 사실상 어렵기에 ‘집 없는 세대’가 완성된다. 젊은이들이 집을 소유하기 위해 전세 대출 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의 판단은 섣불리 하기 어렵다. 경제학에서의 ‘투기’와 ‘레버리지(지렛대)’는 한 끗 차이다. 향후 소득이 발생할 젊은 세대가 대출로 집을 사는 행위 모두를 투기로 바라볼 수는 없다.

다만 명백한 사실은 빚을 지고서라도 집을 구할 마지막 방법마저 사라졌다는 현실이다. 전세물건이 6·17 대책으로 공급 품귀 현상을 빚는다면 이는 젊은 세대가 월세 주거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이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생방송 도중 “(집 있는 사람 주장을)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전월세 무기한 연장법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집도 없으면서…”라고 비꼬며 한 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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